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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두 사람의 늙은 스님이 걸어 나왔다. 그들이야말로 바로 소림파 양심원(養心院)에 거처하는

천음(天音), 천범(天梵) 두 선사들이었다.두 늙은 선사들은 낡은 사찰 문 앞에 조용히 서 있었다.

가끔 아득히 먼 곳을 바라다보곤 했다. 아직도 누구를 기다리고있는 것 같았다.과연, 두 노인들

은 차츰차츰 가까와지는 말굽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여섯 아니면 일곱 필쯤 되는 말들이 달려

오는 것 같았다.천음 장로(天音長老)가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아우님! 아마 성수신검 정기봉이

나타나는 모양이오! 대동하고 오는 사람이 꽤 많은 모양인데 ‥‥ 말들을 타고 오는 것 같소!”

천범 장로(天梵長老)가 다소 침통한 음성으로 대꾸했다.”정말 괴상한 일이오! 비밀리에 진행되

어야 할 일에, 정정 당당히 말을 타고 오다니 ‥‥‥”천음 장로가 말을 가로챘다.”아무 말도 마시오!

벌써 도착된 모양이니 ‥‥‥‥”바로 이 순간에, 과연, 일곱 필의 말들이 소나무 숲을 꿰뚫고 내달았

다.두 장로들은 대뜸 걸음을 빨리 해서 앞으로 달려가 일행을 맞이했다.일곱 필의 말들은 일제히

걸음을 멈추었다.성수신검 정기봉은 자기 일행을 영접하러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

자, 얼른 말에서 내려섰다. 두 손을 맞잡아 흔들어 정중하게 읍을 하고 나서야 말을 했다.

“두 분 장로님들께서 오래 기다리신 듯한데, 이 정기봉이 늦게 도착되어 심히 죄송하오!”

그 태도며, 표정이며, 말투가 정중하고 겸손하기 비길 데 없었다.두 장로들은 꼭같이 합장 배

례하고, 천음 장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소승들은 우리 두령님의 명령을 받들고 여기서 정기봉

선생을 영접하려고 나온 것뿐입니다.”정기봉이 대뜸 대답했다.”미안하오! 미안하오!”말을 마치

자, 고개를 돌려 자기 등덜미에 서 있는 여러 사람들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다시 말했다.”소생은

친구 몇 사람과 동행해 왔소. 방장께 미리 연락해 주시기 바라오!”천음 장로가 선뜻 대답했다.

“우리 두령님께서는 벌써 분부하신 지 오랩니다. 정기봉 선생 일행 여러분을 곧 사내(寺內)로

모셔 들이라구요!”일행 여러 사람들은 차례차례 죽 늘어서서 절간 안으로 들어갔다.대웅전 안

에는 등잔 불빛이 휘황 찬란했다밖으로는 소림파의 제삼대 제자들이 이십여 명 저마다 심각

하고 정중한 표정으로 눈을 아래로 깔고 합장을 하고 서 있는 품이 장엄하기 비길 데 없었다.

대웅전 안 제단 앞에는 반원형을 이루고 다섯 자리의 식탁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으며, 상마다

간단한 다과와 향기를 풍기는 차가 준비되어 있었다.중앙에는 수염과 머리가 온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