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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그따위 소리를 자꾸만 하면‥‥‥ 나중에 결국 내 손이 맵고 모질다고 후회할 일밖에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매소천이 찌렁쩌렁 울리는 음성으로 앙천 대소했다.”핫! 핫! 핫! 우리 세

파(派)는 옥(玉)으로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너절한 기왓장 조각이 되어서 땅바닥에 굴러

다니며 살기는 싫다! 어쩌니저쩌니하고 시간만 질질 끌 필요가 없다.”말을 마치자 매소천

은 옥퉁소를 가로잡고 앞으로 썩 나섰다.주육화상이 또 별안간 소리를 벌컥 질렀다.”가만

‥‥ 가만 있어. 이 빌어먹을 친구야. 위대한 방주님께서 아까 선언하시지 않았나? 이 화상

부터 먼저 칼질을 해버려야겠다구? 즉 저승길로 가도 내가 제일 먼저 가야 되고, 저승의

명단에도 내가 제 일호로 등록이 돼야 한단 말일세. 자네는 좀 기다렸다가 내 뒤를 천천히

따라오면 될 게 아냐? 천일취 천하 명주를 한 주전자는 잊어버리지 말고 꼭 마련해 가지고

와야 하네. 우리 저승길로 가는 그 다리 위에 앉아서 한 잔 통쾌하게 마시고 가세.”이렇게

말하면서 다 낡아빠진 신짝을 질질 끌고 쓰러질 듯 쓰러질듯 비칠거리면서 또다시 광장으

로 나섰다.”흐흥! 천하에 별것이 다‥‥‥”무영객은 시종 냉소를 금치 못하며 날카로운 시선을

돌이켜 자기등덜미를 넘겨다봤다.무영객의 뒤에 서 있던, 묘족의 복장을 하고 백발을 어깨

에까지 늘어뜨린 늙은 부인이 입을 찢어지도록 벌리고 괴상한 음성으로 큰소리를 치며

웃었다.”크크크! 크크크!”올빼미가 우는 것 같은 괴상한 웃음소리를 터뜨리자, 그 늙은 부

인은 몸을 훌쩍 날려 앞으로 썩 나서면서 고함을 질렀다.”방주님! 이 중 녀석은 저한테 맡

기십쇼. 이 노파가 적당히 처치해 버릴 테니‥‥‥‥”주육화상은 태연히 곁눈질을 해서 그 늙

은 부인의 아래위를 몰래 훑어봤다.갑자기 두 손을 높이 쳐들어서 마구 흔들었다.”안돼!

돼! 이 화상은 평생을 여색(女色)을 가까이 해본 적이 없으니까‥‥‥ 딴 사람하고 바꿔 ! 딴

사람이 대신 나오란 말야!”이 말을 듣고도 그 괴상한 늙은 여인은 노하는 기색이 없었다.

도리어 입이 찢어지도록 바보처럼 웃으면서 화상에게 말했다.”히히하! 히히! 이 미친 중 녀

석아! 이 노파가 무섭다는 거지? 감당해 내지 못할까 봐 겁이 난다는 거지?”주육화상은

농담조로 태연히 대꾸해 넘겼다.”노파가 그래두 제법인데! 생김새는 괴상 망측하지만 같

잖게 볼게 아닌데. 어쩌면 그렇게 내 맘을 잘 알아맞힌다지?”늙은 부인은 의기 양양하다는

듯, 또 한 번 질그릇이 깨지는 소리같이 괴상한 음성으로 소리쳐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