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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객이 땅 위에 내려섰는데도, 그 화상은 거들떠보지도 않으며, 다 낡은 신짝을 보고
사람을 대하듯 중얼거리고 있는 것이었다.”이 못된 신짝들아! 이번에는 정말 네놈들이
하는 것이 괴상하다! 다음 번에는 내 말을 잘 듣고 후려갈기라는 사람을 꼭 후려갈겨
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화상은 너희들 같은 신짝들을 내동댕이쳐버리고 말 것이다!”
번갯불같이 빠르고 번쩍이는 무영객의 눈초리는 그 화상을 한참동안이나 노려봤다.
징글맞은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네놈은 누구냐?”그 화상은 그제서야 고개를 쳐들었
다. 두 눈을 꿈벅꿈벅하면서 반문했다.”누구 말이오? 말씨가 몹시 거친걸!””네놈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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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아? 내가 누군지 알고 싶다는 거지? 이 화상이야 거침없이 그대에게 알려 줄 수
있지!”무영객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흥! 네놈은 이 방주도 알아보지 못한다는 거냐?”
“방주라구?”화상은 손짓 발짓, 이상야릇한 표정을 하면서 매소천에게 물었다.”이 비
렁뱅이 같은 친구야? 이 사람이 무슨 방이란 말인가?””화상! 무예계에 쟁쟁한 명성
을 떨치고 있는 천하제일방을 모른단 말인가?””흥?”화상은 짧게 깎은 머리를 긁적
긁적했다. 다시 고개를 홱 돌려 무당파의 영도자 제일명을 보고 물었다.”이 늙은 도
사! 천하제일방이란 뭐 말라 죽은 것인가?”제일명의 백설같이 흰 눈썹이 씽긋하고
치올라 갔다. 격분한 어조였다.”무예계에서 못된 짓을 하는 놈들이지!””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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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은 두 눈동자를 두리번두리번 굴렸다. 또 물었다.”못된 짓이라니? 무슨 짓을?”
“여하간 못된 짓을 하는 놈들은 무예계의 공적(公敵)이지! 화상! 불법을 한 번 크게 베
풀어서 저자를 한 번 톡톡히 교훈해 주는 게 어떨까?”화상은 바보처럼 웃었다.”히히히
! 히히 ! 나 같은 화상의 몸으로 그게 될까?”매소천이 거침없이 말했다.”되구말구!”화상
은 그제서야 얼굴을 번쩍 쳐들었다. 무영객에게 하는 말이었다.”이 친구! 알아들었나?
이 친구가 그대를 한 번 교훈해 주라고 하는데‥‥‥”무영객은 가슴속에서 터져 나올 것
만 같은 격분을 억지로 참았다. 화상의 일거 일동이 너무나 수상쩍었다. 그의 내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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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전에는 손을 대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한
번, 서릿발같이 차가운 음성으로 괴상 망측하게 웃어 젖혔다.”우흐흐흐! 흐흥! 화상!
죽고 싶다는 건가? 성명이 뭐냔 말이야?”화상은 다 낡은 신짝을 들고 있는 두 손을 번
쩍 높이 쳐들었다.”나의 명칭이나 칭호는 바로 여기 있지!”무영객이 서릿발 같은 음성
으로 말했다.”화상! 미친 척하고 어물쩍어물쩍한다면 이 방주는 그대의 뼈를 추리고 살점
을 도려서 죽여 버린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