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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시하다고 이야기한 사나이 – 무당파의 옥청도장을 죽였다는 사나이 – 소세옥이란 청년

협객을 찾아내서 단독으로 대결해볼 작정이었다. 그러나 소세옥이라는 청년이 어디 있는지

알아낼 도리가 없었다. 자연, 매약화 아가씨는 행방도 목적지도 없는 길을 헤매고 있는 것

이었다.마차 안의 소녀가 담담하게 웃으면서 또 말했다.”언니! 그렇잖아요? 비는 좀체로 그

치지 않을 것이고‥‥‥ 이렇게 사나운 비바람 속을 어떻게 혼자서 돌아간다고 그러시죠?”

매약화 아가씨는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평소에 무슨 일이나 자기성미대로 제멋대로 해 치

우는 이 아가씨에게 이까짓 비바람쯤이 뭣이 그리 대단하랴!그러나 오늘만은 이 아가씨도

이상한 느낌을 금할 수 없었다. 마차 안의 소녀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엽게 생긴 탓이었

을까? 혹은 언니! 라고 불러주는 다정 다감하고 부드러운 소녀의 음성에서평생 당해 보지

못한 매력과 기쁨을 느낀 탓이었을까?어쨌든 매약화 아가씨의 얼굴에는 또다시 담담한

미소가 떠올랐다.이것은 정말 이 아가씨에게서는 평소에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그

음성만은 역시 매정스럽기 이를 데 없었다.”그럼, 우리 우선 신계 성안으로 들어가기로 하

지! 의복이 너무 젖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으니 ‥‥‥‥”이렇게 되어서, 결국 매약화 아가씨는

마차 위 휘장 속으로 들어앉았다.마부는 다시 휘장을 내려 덮고 입으로 연방 쯧쯧쯧! 말채

찍으로 요란스런 소리를 내면서 말 궁둥이를 힘껏 후려갈겼다. 마차는 사나운 비바람을 헤

치고 앞으로 앞으로 쏜살같이 달렸다.이때, 마차에 앉은 매약화 아가씨가 정색을 하고 점

잖게 물었다.”아가씨는 어떻게 내 성명이 매약화라는 걸 알았다지?”소녀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아까 그 비렁뱅이 도사가 언니보고 매약화 협객이라고 부르지 않았어요?””아가

씨 성씨는?””임(林)가예요!””이름은?””강주(絳珠)라고 해요!””임강주라?”매약화 아가씨는

별안간 고개를 홱 돌이켰다.매섭게 날카로운 시선이 수상쩍다는 기색으로 소녀의 얼굴

에 화살같이 꽂혔다. 뭣인지 믿을 수 없다는 듯, 힐문이나 하듯 물었다.”아가씨는 신영궁에

서 나온 사람이지?”소녀는 태연히 웃으며 대답했다.”네, 그래요! 언니는 역시 대단하신 분인

데! 어떤 사람도 내가 신영궁에서 나온 여자라는 걸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데‥‥‥‥”매약화

아가씨의 얼굴빛이 별안간 이상야릇하게 변했다.”그렇다면 소씨(邵氏)라는 청년이 바로 아

가씨와 같은 사문(師門)에서 나온 오라버니 뻘 되는 사람이겠군 그래?””맞았어요. 언니는

그걸 어떻게 아신다죠?””그 청년은 지금 어디 있지?””나도 잘 모르겠어요! 나 역시 그 사람

을 찾아 나선 길이니까요. 이봐요! 그런데 언니도 우리 소씨라는 오라버니를 찾으려고 하

시나요?””흐흥!”매약화 아가씨는 코웃음을 쳤다.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퍼뜩 머리 속에 떠

올랐다.”그렇다면, 조금 전에 그 비렁뱅이 도사가 부상을 당한 것은, 역시 아가씨가 비밀

리에 손을 써서 공격을 가했던 것이었군!””네! 본래 나는 손을 대려고 하지 않았어요!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