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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흥! 누가 그대들 보고 나를 도와 달라고 했어? 그대들은 신영궁의 산형신법(散形身法)만
대단한 줄 알고 건방지게 우쭐대지 말란 말야!”야무지게 쏴 붙이는 말은, 강주 아가씨의 입
에다 못을 쳐 버리고 다시 입을 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 같았다.비운은 입을 삐죽해 보였다.
그러나 강주 아가씨는 태연 자약한 표정으로 도리어 생글생글 웃으며 또 말했다.”에그머니!
만씨댁 언니는 나 때문에 화가 나셨나봐?”만빙여 아가씨의 음성은 점점 더 날카로와질 뿐
이었다.”내가 누구 때문에 화가 났든 간에 그대들이 무슨 아랑곳이야? 빨리 이 자리에서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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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 버리지 못해?”주육화상은 그 말을 듣고서야 한숨을 돌렸다. 멀찍이 떨어진 이편에다 대
고 큰 소리를 쳤다.”암! 그렇구말구! 우리 훌륭한 조카 아가씨가 남의 도움을 받는대서야 어
디 될 말인가? 세상의 웃음 거리 밖에 아무 것도 아니지!””듣기 싫어요!”만빙여 아가씨가
호통을 쳤다.”그렇게 어물쩍하면 도망칠 수 있을 줄 알구?”강주 아가씨는 여전히 생글생글
웃으면서 서너 발자국 앞으로 사뿐사뿐 걸어 나섰다.”이봐요, 만씨댁 언니! 내가 언니한테
무슨 잘못한 점이라도 있나요? “만빙여 아가씨는 선뜻 대답했다.”그런 일은 없지!”강주
서슴지 않고 또 대꾸했다.”작년에 영산(靈山)에서 서로 헤어진 후에, 나는 언니를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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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은 적이 없었어요! 언니가 이 근처에 나타나셨단 소문을 듣고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찾
아다니던 판인데 ‥‥‥‥””나한데 무슨 볼일이라도 있다는 건가?”만빙여 아가씨는 여전히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매정스런 말투로 간단히 대꾸했다.”아무 볼일도 없지만, 그저
언니를 한 번 만나 뵙구 싶어서…””나를 만나구 싶다구? 흐흥!”만빙여 아가씨는 코웃음
을 치고 나서야 다음 말을 했다.”그런 게 아니겠지?””아이 참! 진짜예요! 내가 언니를 만
나 뵈구 싶다는 데에 무슨 까닭이라도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아가씨가 천하 보물처럼
여기는 그 사문의 오라버니를 찾아서 여기까지 나온 게 아닐까?”비운이 강주 아가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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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질을 해서 힐끗 쳐다보며 찡끗 눈짓을 했다. 그리고 입을 삐쭉하며 웃었다.강주 아가
씨는 일부러 깜짝 놀라는 척하면서 천연스럽게 대답했다.”소씨 오빠 말이시군? 맞았어
요! 애당초에는 그 오빠를 찾아서 나왔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까 언니께서 이 근처에 나
타나셨다기에 우선 언니부터찾아뵈려구요! 언니도 우리 오빠를 잘 아시나요?”만빙여
아가씨는 그 말을 듣자별안간 더한층 울화가 치밀어서 견딜수 없게 됐다.”흐흥!”싸늘
하게 코웃음을 치면서 음성이 서릿발같이 매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