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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얼굴빛이 백지장처럼 핼쑥해졌다.암담하고 처량한 숨소리를 길게 뽑아 혼자 중얼대듯, 함부

로 떠들어댔다.”내게 흉측한 욕을 보이지는 말아요! 그밖에는 그대가 어떠한 참혹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나에게 해를 끼쳐도 좋으니까‥‥‥ 그 밖에는 내게 무슨 짓을 해도 내 원망하지 않고 미

워하지 않을 테니‥‥‥ 무예계의 도의(道義)라는 것을 생각해서라도….”검정 옷을 입은 복면의 사나

이는 의기 양양하게 너털웃음을 쳐서, 아가씨의 말을 가로채 버리고 말았다.”와하하‥‥‥ 핫! 핫!

무예계에서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경혼검 매약화 아가씨가 나 같은 사람에게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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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소리를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소! 단지 아가씨 하나쯤을 죽이기 위해서라면 내

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애를 쓰고 수고를 아끼지 않겠소? 헤헤헤! 헤헤!”냉소를 터뜨리고 나

서 다시 다음 말을 계속했다.”아가씨처럼 절세의 미모를 지닌 처녀가 여태까지 인생의 재미가

뭣인지, 남자의 맛이 뭣인지, 그것도 모르고 살았다면 젊은 나이가 아깝지 않소?”매약화 아가

씨는 그 말을 듣고 보니 전신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 이를 악물고 칼끝같이 뾰족한 음

성으로 악을 썼다.”그대가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차라리 빨리 나를 죽여 줘요! 화산파 사람

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되는 날에는 전원이 총동원되어서 나의 원수를 갚아 줄 테니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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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 그대는 죽어서 파묻힌 땅도 어딘지 모르게 될 테니까‥‥‥‥”검정 옷을 입은 복면의 사

나이는 미친 듯이 웃을 뿐이었다.”흐흐흐‥‥‥ 흐흐‥‥‥ 화산파라구? 내가 화산파를 무서워했

다면 이렇게 아가씨를 다루지는 않았을 것이오!”매약화 아가씨는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 거라고 체념했다. 그것은 모욕을 점점 더 크게 할 뿐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에, 두 눈

에 온갖 힘을 집중해서 복면한 사나이의 얼굴을 뚫어져라고 노려봤다.도대체 상대방이 누

구인지 물어 보고 싶었다. 그러나 한 마디도입 밖에 내 놓지 않았다. 앙칼진 마음으로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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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물고 그것이 누군지 생각해 내려고 무진 애를 썼다.’내가 무엇 때문에 남에게 이런 잔인

하고 혹독한 모욕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복면의 사나이는 아

가씨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챈 모양이었다. 또 껄껄대고 너털웃음을 쳤다.”헛! 헛!

헛! 내가 누군지 아가씨가 알아볼 수 없다는 건 문제가 아니오. 설사,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아

가씨가 알았다 해도 아무 상관이 없소! 왜냐하면, 아가씨는 그 녀석과 멋들어지고 신바람

나게 한바탕 죽자 사자하고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