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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마치 이 아가씨가 무예계에서 무시 못할 화제의 여자라는 것처럼.강주 아가씨가 나지

막한 음성으로 계집종 비운의 귓전에다 속삭였다.”저 아가씨의 명성이 상당히 쟁쟁한 여자

같은데! 너도 들었지? 모든 사람들이 저 아가씨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것을?”비운은 입을

삐죽하며 대답했다.”뭣이 그리 대단해요? 자세히 보세요! 우리 아가씨를 따를 수가 있겠

어요?”강주 아가씨는 나뭇가지 틈으로 그 아가씨의 일거 일동을 유심히 내려다 보며 말

했다.”얘, 그 아가씨 정말 천하 일색으로 예쁘게 생겼다! 여러 사람들이 예봉(藝鳳)이라고

부르는 것도 당연하다!”비운도 그제서야 새삼스럽게 자세히 살펴봤다.사마림이라는 아가

씨는 정말 천하 일색이라 할 만한 미모를 지니고 있었다. 강주 아가씨와 비교해서 어떤 편

도 손색이 없는 백중지간(伯仲之間)이랄 만큼, 누가 더 절색이라고 단정해서 말하기 어려

웠다. 그 아가씨는 칠흑같이 새까맣고 윤기가 짜르르 흐르는 머리털을 두 자 길이나 되게

등덜미로 늘어뜨렸다. 그래서 신변발(神辯髮)이라는 별명까지 생긴 모양이었다.전신을 새

파란 옷으로 가뜬한 몸차림을 했으며 머리 한 귀퉁이에는 하얀 꽃 한 송이를 꽂고 있었다.

가냘픈 허리에는 긴 칼 한 자루를 차고 있는데 칼자루에서 구슬빛이 번쩍번쩍 눈부시게

빛나는 품이 한눈에 한 자루의 희세(稀世)의 보검(寶劍)임을 알 수 있었다. 나이는 많아

보이지 않았다. 고작해야 십팔, 구 세.그러나 양미간에는 앙칼지고 매서운 성깔이 은연

중에 드러나 보였다.비운은 퍼뜩 생각나는 바 있어 내심 생각해 봤다.’어젯밤에 서기와

제자 유사고를 구출해 낸 것은 바로 저 아가씨와 저 건장하게 생긴 장정이 아니었을까?’

그 사마림이라는 아가씨는 싸움판 한복판으로 날아들자, 맑고 시원스럽게 생긴 두 눈을

별처럼 깜박깜박했다. 시선이 병든 거지 임비의 얼굴에 멈춰지자 쌍끗 웃으며 말했다.

“알고 보니 걸인방(乞人幇)의 칠성(七星) 중의 한 분 병드신 협객이셨군요? 우리 위호(魏

虎)가 버르장머리없는 짓을 한 모양이죠?”병든 협객이라는 임비는 다년간 걸인방의 일

원으로 있는 몸이었다. 이 천산파(天山派)의 사마(司馬)라는 두령의 무남독녀 사마림 아

가씨를 몰라 볼 리 없었다.임비라는 거지 꼬락서니의 사나이는 어색하게 씽끗 웃으면서

아가씨에게 물었다.”이 친구는 아가씨와 동행해 온 사람이오?”사마림 아가씨는 고개를

끄덕끄덕했다.”이 사람은 성미가 몹시 난폭하니까 보통 사람처럼 대해서는 안돼요.”

이렇게 되고 보니 걸인방의 칠성 중의 두목 격이라는 병든 협객 임비라는 사나이는 치

밀어 오르는 분노를 꾹 참으며, 쓰디쓴 웃음을 입가에 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