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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유심히 주시했다.꾀꼬리 소리같이 명랑한 음성으로 또박또박 말했다.”봉명장의 열째

시첩 백봉 주영, 장주님의 명령을 받들고 세 분 두령님들께 인사 여쭙니다.우리 봉명장

에서는 오늘 밤에 천하제일방과 삼대 문파와 만나실 약속이 되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는 무예계에서 백 년 만에 처음 보는 굉장한 사건이라고 생각했으나, 여러 두령님들의

초청을 받은 바도 아니고 해서 감히 함께 가담하여 대의(大義)를 위해서 힘이 되어 드릴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봉명장으로서는 이렇게 보기 드문 성대한 행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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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그대로 놓쳐 버릴 수 없어서 견문을 넓히고 귀중한 체험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에

서, 우리 장주님께서 도리어 폐를 끼쳐 드림이 되는 줄 아시면서도 고수급 인물들에게 명

령하여 이곳에 파견하신 것입니다. 본래는 우리 장주님께서 친히 아랫사람들을 인솔하고

오시려고 하셨지만, 뜻밖에도 도중에서 급한 일 때문에 되돌아가시게 된 탓으로, 이 소녀

가 삼대 문파의 두령님들을 모시고 옆에서 성대한 행사를 구경하고자 하오니 승낙해 주

시기 바랍니다.”백봉 주영의 이 장황한 말은, 결국 봉명장의 여러 사람들이 여기까지 말

을 달려오게 된 목적을 말하는 것인데, 얼핏 듣기에 심히 황당하고 모호하고 석연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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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점이 없지 않았다.그러나 상대방이 여자인 데다가 또 예의를 깍듯이 갖추고 청하는 일

이고 보니, 삼대 문파의 영도자들로서는 오늘 밤의 장면을 구경하지 말라고 거절할 도리

는 없었다.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강적을 눈앞에 둔 세 영도자들로서는 이렇게 몰려든

많은 사람들의 감정을 상해서 또 다른 강적을 만든다는 것은 자기네들에게 더욱 불리

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렇다고 해서 삼대 문파의 제일명, 매소천, 명원상인 세 사람이,

백봉 주영이 말한 것이 여기까지 온 진짜 목적이라고 믿는 것은 아니었다.요즘 며칠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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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세 영도자들이 추측하고 판단한 것이 과히 어긋난 생각이 아니라면, 정기봉이란 위

인은 엉뚱한 배짱을 먹고 방휼지쟁(蚌鷸之爭)에 뛰어들어 어부지리(漁父之利)를 꾀하려

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세 파 사람들이 천하제일방과 결사적

인 대결을 하고 난 다음에는 어떤 편이 승리를 하든, 패배하든 절대로 두 번 다시 계속

해서 봉명장의 수십 명 고수들과 싸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정기봉

은 가장 총명한 계산을 하고 있다는 점도 세 영도자들은잘 알고 있었다. 정기봉은 외

관상으로는 충성되고 온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