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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믿어?”또다시 천여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초일은 천

여랑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초일은 그녀의 손이 굉장히 차갑다고 느꼈다. 마음만큼 힘

이 들어 보였다.”나는 죽지 않아.”가만히 중얼거린 초일은 잠시 따뜻한 눈으로 천여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초 가가……!!”초일은 천여랑의 말소리를 들으며 신속

한 동작으로 천여랑의 마혈과 수혈을 짚었다. 초일의 동작에 천여랑은 놀라 눈을 부릅

떴다.초일은 천여랑의 눈을 마주할 수 없어 눈을 감았다. 그리고 품에 안긴 천여랑의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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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데리고 가시오.”초일의 급작스런 행동에 장항도 놀란 얼굴을

했다. 초일은 수많은 생각을 했다. 과연 자신과 있는 천여랑의 모습이 좋은 것인지 아

면 성에 있는 천여랑의 모습이 좋은 것인지 생각했다. 그리고 결과는 이미 나와 있었

다.사람은 자신의 집을 떠나면 혈육을 그리워한다. 그것이 아무리 행복하다 할지라도

그 고통은 깊은 것이다. 초일은 그런 상처를 천여랑에게 남기고 싶지 않았다. 이미 그

런 상처를 자신이 하나 가지고 있었다. 더 이상 그런 상처를 소중한 사람에게 남길 수

없었다.장항은 초일의 행동에 뭐라고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어느 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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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우울해 보이자 초일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가만히 있었다.구잔월은 초일의

행동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하에게 눈짓으로 명령했다.”장사의 묘용 세가로 모셔라, 그

곳에 성의 사람들이 있을 테니.”구잔월의 말에 초일의 옆에 어느새 다가간 파천단원

이 천여랑을 안고 나는 듯이 사라져갔다. 그 모습을 초일은 복잡한 눈으로 보고 있었

다. 천여랑과의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결국 잠시구나…

…!!’초일은 결국 자신이 한 사람도 지키지 못한다는 현실에 쓸쓸함을 느꼈다. 그리고

천여랑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자신을 욕했다. 지금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이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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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모르나 언젠가 더 큰 슬픔을 만나게 될 것이다.초일은 천여랑의 그런 모습을 보

고 싶지 않았다. 구잔월의 말처럼 천여랑은 삼패 중 하나인 천왕성의 후예였으며 자

신은 낭인에 불과했다. 아무리 현실을 부정하려 해도 그것은 사실이었다.”소성주를

보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초일.”초일은 구잔월의 말에 가느다란 한숨을 내쉬

었다. 결과적으로 동생도 찾지 못했으며 천여랑도 지키지 못했다. 초일은 그런 자신

에 대해 화가 났으며 자신을 이렇게 만든 수많은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초일은 검

을 뽑으며 장항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