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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인간으로서 덕망과 위엄으로써 세상 사람들을 복종시킬 만했었다. 그들 앞에는

감히 반대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대가 천하제일방을 창설함에 있어서도 응

당 천하 무예계에 초청장을 발송하여 그 종지(宗旨)를 소상히 공개하고 정식으로

공명 정대하게 하나의 방을 창설했어야 했다. 그렇게 했다면 우리들은 물론 아무런

반대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기봉, 그대는 살륙과 협박, 공갈로써 민심을 소란

케 하고 제멋대로 무예계에 패자로서 군림하려고 발악적인 행동을 감행했으니 누

가 충심으로 복종하려 들 것이냐?”정기봉은 역시 마음에도 없는 징글맞은 너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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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을 쳤다.”허허허! 헛! 헛! 제일명! 그대는 감히 천하제일방 방주 앞에서 함부로

주둥이를 놀렸겠다? 만약에 나의 의사에 복종할 수 없다면, 이 방주는 제일 먼

저 그대부터 처치해 버릴 것이다!”옆에서 주육화상이 배꼽을 움켜잡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하하하! 하하! 들창코 친구! 저 사람 말하는 것 알아들었나? 위대하

신 천하제일방 방주님께서 그대부터 제일 먼저 눈독을 들이셨으니 영광이지 뭔

가?”제일명은 치밀어 오르는 격분을 참지 못해서 기다란 수염이 후들후들 떨렸

다.한편 팔을 홱 뿌리는 순간 재빨리 도목검을 손에 뽑아 들었다. 당장에 정 기봉

에게 덤벼들려고 했다.현도노인이 한편 팔을 번쩍 쳐들어 제일명을 가로막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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섰다.”제일명 두령! 잠깐만 참으시오. 이 노부는 아직도 해야 할 말을 다하지 못

했으니!”현도노인은 다시 고개를 정기봉에게로 돌리고 정중한 말투로 딱 잘라

서 물었다.”정기봉! 그대는 끝까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대의 뜻대로만 일을

저지르고야 말겠다는 배짱인가?”정기봉은 두 눈을 딱 부릅뜨며 서슴지 않고

대답했다.”단지, 삼대 문파가 우리 방에 귀순만 한다면 이 방주는 생각을 달리할

여지나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오.”현도노인의 음성이 별안간 높아졌다.”그렇다면

왕년에 추운검객에 대한 피로써 물들인 묵은 셈을 그대는 어떻게 청산할 작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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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기봉도 벌컥 음성이 커졌다.”그것은 피차 일반이오. 현도노인, 아니 만씨(

萬氏) 노인! 노인께서는 그 당년에 손이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서 사람을 죽인

그 묵은 셈은 뭣으로 갚으실 작정이오?”현도노인은 노발대발하면서 목청이 터

질 듯이 호통을 쳤다.”정기봉! 감히 노부 앞에서 그따위 소리를 함부로‥‥‥‥”

정기봉은 상대방을 분명히 조롱하고 있었다. 별안간 차분히 가라앉은 음성으

로 점잖게 말했다.”이 방주는 이미 정중하게 성명한 바요. 남신이나 북제 같은

무예계의 거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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